얼마전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 NEX 시리즈가 공식 발매되었고 물량이 없어서 팔지 못할정도로 잘 팔린다고 한다 여기 독일에서도 물량확보가 상당히 어려운지 9월말 쾰른의 포토키나 이후로 많은 물량이 풀릴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나도 엊그제 주문해서 오늘 받아보았는데 상당히 마음에 든다.

이 소니의 새로운 카메라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다.
DSLR 보다 못하다 똑딱이에 불과하다 그래봤자지...
40년 이상의 마케팅 전략에 의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은 참 무섭기만 하다.
카메라 크기가 작으면 사진의 품질이 떨어진다.
그럼 여기서 잠깐 카메라의 역사에 대해서 간략히 집고 넘어가도록 해보자.
처음 다게레오 타입이 나왔을때는 그 크기가 정말 거대했다...
카메라 하나가 한짐이다.. 들고다니는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사진시장의 주류는 대형의 필드카메라였고 여행을 가면서 산에 올라가면서 사진을 찍는 것은
상당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였다.
독일의 기술자 오스카 바르낙은 그런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촬영을 하다 작고 휴대하기 좋은 카메라를 만들기 위한 구상을 한다 그래서 그는 작은 카메라를 직접 만들게 된다 스스로 설계하고 스스로 문제점을 보완해나갔고 그때 그가 사용하던 카메라가 바로 우어 라이카 이다(Ur-Leica)
-독일어로 우어는 근원이란 의미를 가진다-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개량을 바탕으로 자신이 일하던 현미경과 광학기기 제조업체인
에른스트 라이츠 사에서 처음으로 카메라를 대량생산하기 시작하고 그것이 Leica I 시리즈 이고 오늘날 바르낙 라이카 라고 불리는 35미리 롤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의 시작인 것이다.
그때의 모토는 바로 '작게 찍어서 크게 확대해서 본다.'
그렇게 35미리 판형에서 라이카는 독보적인 존재였고 오늘날 우리가 휴대하기 좋은 카메라의 전성시대를 만들게 된것이다.

시간이 흘러 라이카 사에서는 1953년 포토키나에 새로운 거리계 연동식 카메라를 출시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M3(Messsucher 3 메스주허) 시원하고 넓은 파인더에 보다 선명하고 보기 쉬운 이중합치상을 내장한 이 카메라의 등장은 당시 독일 카메라를 카피해서 비슷한 거리계 연동식 카메라를 판매하던 니콘 같은 회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게 된다.

'우리 기술론 절대 이런 카메라를 만들 수 없다.'

그리고 니콘은 새로운 형식의 카메라를 만들기로 방향을 전환하게 된다 그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새로운 카메라를 만들어내었고 그렇게 탄생한 카메라가 SLR 카메라인 니콘 F 이다
니콘 F의 등장으로 라이카가 독점하고 있던 카메라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사람들은 보다 실용적이고 다양한 교환렌즈와 촬영이 가능한 새로운 카메라에 열광하게 되고
라이카 M3는 그 뛰어난 성능 때문에 아이러니 하게도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그렇게 오늘날 까지 SLR은 카메라의 황제로 군림해오고 있었다..

전자기술의 발달은 사람들이 카메라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주었다.
반도체 기술의 발달과 액정 디스플레이의 발명은 사진을 필름에 담는것이 아닌 반도체에 담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고 곧 카메라 업체들은 실험적인 카메라를 속속 내놓게 된다.
하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그 카메라들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계속 해서 피사체를 관찰 할 수 있지 못했고 기존의 기술들이 많이 축적이된 SLR의 몸체를 빌려서 세상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니콘 캐논 같은 거대 카메라 업체들은 앞다투어 이 새로운 카메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성능은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생산하던 카메라의 기존 라인을 완전히 바꿀 순 없었다. 그래서 꾸준히 마케팅을 펼치게 된다.

'D-SLR 전문가인 당신을 위한 하이엔드를 꿈꾸는 아마츄어인 당신을 위한!'

그렇게 지난 10년 동안 카메라 시장의 구도는 D-SLR '프로페셔널'
똑딱이=아마츄어용 이란 공식이 설립되어 있었고 그 틀에서 크게 벚어나지 못하고 있는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사실 SLR의 가장큰 단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가장큰 장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바로 카메라 셔터앞에 달려있는 미러 그리고 상을 뒤집혀서 바로 볼수 있게 해주는 펜타프리즘
이것이 바로 SLR 카메라를 무겁고 크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며 휴대성과 기동성을 떨어트리는
가장큰 원인인 것이다. RF 카메라의 단촐함은 바로 미러와 펜타프리즘이 없는 것에서 오는것이니까..

사람들은 또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 정말 라이브 뷰로 계속 피사체를 관찰하면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는 것일까?'
' 저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미러와 프리즘을 때버릴순 없는것일까?'

몇몇 시도가 있었지만 기술적인 한계에 의해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비약적으로 발달된 전자기술에 의해 그 꿈이 조금씩 실현되는 순간이 여기 다가온것이다
그 최초의 선구자가 바로 올림푸스와 파나소닉 등이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 포서드 동맹이다 그들은 그런 카메라를 개발했고 시장에 그런 카메라를 내놓았다
하지만....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드는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일반 카메라 애호가들은 다시 생각을 굳히게 된다

'역시 D-SLR 이 전문가 용이고 화질도 좋고 최고야'
'무거운건 뭐 좀 참으면 되지..'

그런데 소니에서 그 고정관념을 깨기위한 일격을 날린 것이다.
고성능 고화질 D-SLR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고 뛰어난 그리고
보다 선명한 LCD로 파인더가 필요없는 그야 말로 새로운 카메라.

그것이 바로 NEX 시리즈인 것이다.

지금 이 소니의 카메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이란 뚝에 생긴 조그마한 구멍인 것이다.
2010년에 와서 카메라의 패러다임은 다시 1953년으로 회기하고 있다.

'작고 가볍게 늘 휴대할 수 있는'

마치 과거 라이카가 주창한 그 개념으로 모든 카메라들이 다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감히 말하지만 SLR은 이제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사라지는 저무는 태양인 것이다.
제국의 영광을 쓸쓸히 추억하는 그런 유물이 될것이다.


NEX는 똑딱이도 D-SLR 도 아닌 새로운 개념의 카메라이다.
이 카메라를 D-SLR과 똑딱이나 둘중 하나에 포함시키려고 하기에 
말도안되는 평가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구상과정에서 미리 생각한듯한 아답타를 사용한 수많은 올드 렌즈들과 타 마운트 렌즈들을
사용할 수 있는 확장성...

그리고 강력한 노이즈 제거 기술로 깨끗한 사진을 뽑아주는..

도대체 왜 EVF가 필요하단 말인가?
NEX는 크고 넓고 밝은 LCD 디스플레이 창이 있다 그것을 들여다 보고 찍으면 된다.
왜 NEX를 DSLR 이라고 하는가?
이 카메라는 미러와 펜타프리즘이 없다 그 분류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저 좀더 크고 좋은 이미지 센서가 들어있을 뿐이다.
이 카메라에는 복잡한 거리계도 없다 이 카메라는 RF가 아니다.

그냥 일안 렌즈교환식 디지털 카메라 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이다.
아마 일본에선 D-SL 이란 용어로 쓰이고 있는것 같다.

여하튼 그야말로 내가 꿈꾸던 디지털 카메라가 여기 소니에서 이제 발매된것이고
내 손에 들려 있는 것이다.

내가 지난 8년이 넘게 필름을 고수하며 지금도 필름 카메라를 쓰고 있지만
NEX 만큼 내 이상에 부합하는 디지털 카메라는 없었다.

라이카 D-Lux3 를 서브 디지털 카메라로 쓰고 있었지만
NEX 구매 동시에 팔아버렸다.

나는 소니 빠가 아니다 그냥 우연히 소니에서 내가 원하던 카메라를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아 준것이
고마울 뿐이다..(지금 내가 가진 소니 제품은 NEX-3 가 유일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조금은 알았으면 한다...
지금 우리가 사진기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한 시기에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가 되던지 카메라는 다시 작고 휴대하기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란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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