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구해줄 35mm 렌즈를 구하다가 말도 안되는 가격에 바디까지 덜컥 업어오게 되었다.
물런 이 Biometar 35mm 렌즈는 매우 레어한 렌즈이지만 판매자는 그걸 몰랐던듯...
하여간 나는 35mm 렌즈를 안쓰기에 그런거 상관없이 지인에게 렌즈를 넘겼고
지금 한국에선 50mm 1.5 옵톤 존나가 날아오고 있고 이 렌즈는 한국으로 날아가고 있다

카메라를 처음 받아 보는 순간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내가 왜 이걸 모르고 그렇게
라이카에만 매달려 있었을까... 시대를 뛰어넘는 미려한 디자인 고급스러운 마감과 아름다운 크롬도금
매력적인 셔터음 물런 라이카 보다 셔터음이 크다는 것이 단점 아닌 단점이지만
내가 이 녀석을 만지고 있다는 조작하고 있다는 느낌을 셔터를 누를때 마다 느끼게 해주는
정말 명 카메라이다. 35mm 판형의 시초인 라이카 사가 후발 주자인 짜이스가 더 고성능의 카메라
더 뛰어난 렌즈로 밀고 들어오니 얼마나 후달렸을까... 물런 1953년 M3의 등장으로 전세가 역전되긴 하지만 그래도 당시에는 콘탁스가 라이카 보다 더 먹어줬다 이거다!
뭐 라이카랑 경쟁하려고 1/1250셔터를 달았다니 어쩌니 그러는데 이미 발매 당시부터 성능은
바르낙형을 상회하는 카메라 였다.  

(콘탁스 II,III의 표준렌즈군에는 당시 최고였던 1.5 밝기의 렌즈를 가지고 있었다
라이카가 슈나이더의 Xenon 설계를 가지고 와서 자사의 summarit 1.5를 만들었던 시기가 언젠지 보자 그전까지만 해도 라이카의 가장 밝은 주력렌즈는 Summar,Summitar 였고 그나마 개방에서 Sonnar 1.5 의 최대개방만 못한 화질을 보여줬다. summarit 렌즈도 라이카 렌즈중에서는 너무 소프트하다고 천대 받지 않는가? 어윈 풋츠 같은 사람들의 리뷰를 보면 가끔 말도 안되는 억지가 있다는 것이-플라나가 summicron을 따라잡지 못했다느니 어쩌니-카메라 렌즈의 발전사를 조금만 알아도 알수 있을것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싸게 산만큼 좀 문제가 있어서(그래도 노출계가 살아있다!!! 정확하기까지 하다!!!)
곧 CLA  들어갈 예정인데 M3도 매력적이지만 이녀석도 너무나 매력적이라서 얼마전
CLA를 마치고 돌아온 M3에게 너무 관심이 소홀해진것 같아서 좀 그렇다 ㅎㅎ
진짜 카메라의 귀족이다 귀족... 라이카 M3가 여성스럽다면 이녀석은 완전 메카닉 그자체..
뭐 취향이야 서로 다른것이지만 그래도 클래식 레인지 파인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쯤
거쳐야 할 카메라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흐리고 비가 오는 아침이다....
독일의 아침은 참 일찍 시작된다
여행을 갈때면 아침 기차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분주한 독일인들을 보며
그네들은 참 부지런하구나 아니 부지런히 일을 하는것은 한국이나 독일이나 다를바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서 멍하니 컴퓨터 앞에 앉아 파르지팔의 전주곡을 듣고 있다.
어제 피운 도미니카산 시가의 잔향과 달달한 맛이 아직도 입가에 머문다.
또 생각을 한다.
용서를 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원수도 용서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 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복수하고 싶고 당한만큼 되 갚아주고 싶은 이 날뛰는 마음을 달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마음속에 응어리진 정체된 거대한 분노의 마음을 천천히 흘려보내는 것이 너무나 힘들기만 하다.

용서해야 합니까?
진정으로 그래야만 합니까?

그래 그래야만 한다.
하지만 그를 용서하는것이 아니라 너 자신을 용서해야만 한다..

분노의 칼날로 모든것을 배어버리는것 보다
그 꺼내진 칼을 다시 칼집으로 넣는것이 더욱 힘들다는 사실을
처철하게 느끼는 아침이다..

용서하게 하소서..
제발 용서하게 하소서....

얼마전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 NEX 시리즈가 공식 발매되었고 물량이 없어서 팔지 못할정도로 잘 팔린다고 한다 여기 독일에서도 물량확보가 상당히 어려운지 9월말 쾰른의 포토키나 이후로 많은 물량이 풀릴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나도 엊그제 주문해서 오늘 받아보았는데 상당히 마음에 든다.

이 소니의 새로운 카메라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다.
DSLR 보다 못하다 똑딱이에 불과하다 그래봤자지...
40년 이상의 마케팅 전략에 의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은 참 무섭기만 하다.
카메라 크기가 작으면 사진의 품질이 떨어진다.
그럼 여기서 잠깐 카메라의 역사에 대해서 간략히 집고 넘어가도록 해보자.
처음 다게레오 타입이 나왔을때는 그 크기가 정말 거대했다...
카메라 하나가 한짐이다.. 들고다니는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사진시장의 주류는 대형의 필드카메라였고 여행을 가면서 산에 올라가면서 사진을 찍는 것은
상당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였다.
독일의 기술자 오스카 바르낙은 그런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촬영을 하다 작고 휴대하기 좋은 카메라를 만들기 위한 구상을 한다 그래서 그는 작은 카메라를 직접 만들게 된다 스스로 설계하고 스스로 문제점을 보완해나갔고 그때 그가 사용하던 카메라가 바로 우어 라이카 이다(Ur-Leica)
-독일어로 우어는 근원이란 의미를 가진다-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개량을 바탕으로 자신이 일하던 현미경과 광학기기 제조업체인
에른스트 라이츠 사에서 처음으로 카메라를 대량생산하기 시작하고 그것이 Leica I 시리즈 이고 오늘날 바르낙 라이카 라고 불리는 35미리 롤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의 시작인 것이다.
그때의 모토는 바로 '작게 찍어서 크게 확대해서 본다.'
그렇게 35미리 판형에서 라이카는 독보적인 존재였고 오늘날 우리가 휴대하기 좋은 카메라의 전성시대를 만들게 된것이다.

시간이 흘러 라이카 사에서는 1953년 포토키나에 새로운 거리계 연동식 카메라를 출시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M3(Messsucher 3 메스주허) 시원하고 넓은 파인더에 보다 선명하고 보기 쉬운 이중합치상을 내장한 이 카메라의 등장은 당시 독일 카메라를 카피해서 비슷한 거리계 연동식 카메라를 판매하던 니콘 같은 회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게 된다.

'우리 기술론 절대 이런 카메라를 만들 수 없다.'

그리고 니콘은 새로운 형식의 카메라를 만들기로 방향을 전환하게 된다 그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새로운 카메라를 만들어내었고 그렇게 탄생한 카메라가 SLR 카메라인 니콘 F 이다
니콘 F의 등장으로 라이카가 독점하고 있던 카메라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사람들은 보다 실용적이고 다양한 교환렌즈와 촬영이 가능한 새로운 카메라에 열광하게 되고
라이카 M3는 그 뛰어난 성능 때문에 아이러니 하게도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그렇게 오늘날 까지 SLR은 카메라의 황제로 군림해오고 있었다..

전자기술의 발달은 사람들이 카메라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주었다.
반도체 기술의 발달과 액정 디스플레이의 발명은 사진을 필름에 담는것이 아닌 반도체에 담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고 곧 카메라 업체들은 실험적인 카메라를 속속 내놓게 된다.
하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그 카메라들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계속 해서 피사체를 관찰 할 수 있지 못했고 기존의 기술들이 많이 축적이된 SLR의 몸체를 빌려서 세상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니콘 캐논 같은 거대 카메라 업체들은 앞다투어 이 새로운 카메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성능은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생산하던 카메라의 기존 라인을 완전히 바꿀 순 없었다. 그래서 꾸준히 마케팅을 펼치게 된다.

'D-SLR 전문가인 당신을 위한 하이엔드를 꿈꾸는 아마츄어인 당신을 위한!'

그렇게 지난 10년 동안 카메라 시장의 구도는 D-SLR '프로페셔널'
똑딱이=아마츄어용 이란 공식이 설립되어 있었고 그 틀에서 크게 벚어나지 못하고 있는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사실 SLR의 가장큰 단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가장큰 장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바로 카메라 셔터앞에 달려있는 미러 그리고 상을 뒤집혀서 바로 볼수 있게 해주는 펜타프리즘
이것이 바로 SLR 카메라를 무겁고 크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며 휴대성과 기동성을 떨어트리는
가장큰 원인인 것이다. RF 카메라의 단촐함은 바로 미러와 펜타프리즘이 없는 것에서 오는것이니까..

사람들은 또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 정말 라이브 뷰로 계속 피사체를 관찰하면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는 것일까?'
' 저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미러와 프리즘을 때버릴순 없는것일까?'

몇몇 시도가 있었지만 기술적인 한계에 의해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비약적으로 발달된 전자기술에 의해 그 꿈이 조금씩 실현되는 순간이 여기 다가온것이다
그 최초의 선구자가 바로 올림푸스와 파나소닉 등이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 포서드 동맹이다 그들은 그런 카메라를 개발했고 시장에 그런 카메라를 내놓았다
하지만....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드는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일반 카메라 애호가들은 다시 생각을 굳히게 된다

'역시 D-SLR 이 전문가 용이고 화질도 좋고 최고야'
'무거운건 뭐 좀 참으면 되지..'

그런데 소니에서 그 고정관념을 깨기위한 일격을 날린 것이다.
고성능 고화질 D-SLR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고 뛰어난 그리고
보다 선명한 LCD로 파인더가 필요없는 그야 말로 새로운 카메라.

그것이 바로 NEX 시리즈인 것이다.

지금 이 소니의 카메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이란 뚝에 생긴 조그마한 구멍인 것이다.
2010년에 와서 카메라의 패러다임은 다시 1953년으로 회기하고 있다.

'작고 가볍게 늘 휴대할 수 있는'

마치 과거 라이카가 주창한 그 개념으로 모든 카메라들이 다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감히 말하지만 SLR은 이제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사라지는 저무는 태양인 것이다.
제국의 영광을 쓸쓸히 추억하는 그런 유물이 될것이다.


NEX는 똑딱이도 D-SLR 도 아닌 새로운 개념의 카메라이다.
이 카메라를 D-SLR과 똑딱이나 둘중 하나에 포함시키려고 하기에 
말도안되는 평가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구상과정에서 미리 생각한듯한 아답타를 사용한 수많은 올드 렌즈들과 타 마운트 렌즈들을
사용할 수 있는 확장성...

그리고 강력한 노이즈 제거 기술로 깨끗한 사진을 뽑아주는..

도대체 왜 EVF가 필요하단 말인가?
NEX는 크고 넓고 밝은 LCD 디스플레이 창이 있다 그것을 들여다 보고 찍으면 된다.
왜 NEX를 DSLR 이라고 하는가?
이 카메라는 미러와 펜타프리즘이 없다 그 분류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저 좀더 크고 좋은 이미지 센서가 들어있을 뿐이다.
이 카메라에는 복잡한 거리계도 없다 이 카메라는 RF가 아니다.

그냥 일안 렌즈교환식 디지털 카메라 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이다.
아마 일본에선 D-SL 이란 용어로 쓰이고 있는것 같다.

여하튼 그야말로 내가 꿈꾸던 디지털 카메라가 여기 소니에서 이제 발매된것이고
내 손에 들려 있는 것이다.

내가 지난 8년이 넘게 필름을 고수하며 지금도 필름 카메라를 쓰고 있지만
NEX 만큼 내 이상에 부합하는 디지털 카메라는 없었다.

라이카 D-Lux3 를 서브 디지털 카메라로 쓰고 있었지만
NEX 구매 동시에 팔아버렸다.

나는 소니 빠가 아니다 그냥 우연히 소니에서 내가 원하던 카메라를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아 준것이
고마울 뿐이다..(지금 내가 가진 소니 제품은 NEX-3 가 유일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조금은 알았으면 한다...
지금 우리가 사진기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한 시기에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가 되던지 카메라는 다시 작고 휴대하기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란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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